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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갤러리, 김 영 태 작가 초대전 ‘시간의 그림자’ 展 성료

신문기자 2013. 5. 12. 23:20

롯데갤러리, 김 영 태 작가 초대전 ‘시간의 그림자’ 展 성료

광주롯데갤러리에서는 사진을 통해 아름다운 강산을 담아온 김영태 작가의 ‘시간의 그림자’展을 지난 26일 개관하여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김영태 작가는 가장 변하지 않는 산을 대상으로 순간을 화폭에 담아내어 시간을 초월하고자했다.

물론 시간이라는 개념 앞에서 영원한 것은 존재하지 않으나 산은 외형적인 형상으로도 내면적인 가치로서도 언제나 그 자리에 그 모습으로 또 그러한 의미로 존재하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이 오늘까지도 회자된다. 이러한 표현은 예로부터 존재하는 대상 중에 가장 변하지 않으며 그 지속력을 획득하는 것은 우리의 강산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주말이면 현대적인 삶을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산에 오른다. 그들이 산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산에서 느끼고 경험하는 감정들은 대체로 비슷하다. 거대한 자연 앞에서 지극히 작은 자신을 발견하며 겸허한 자세를 갖는다. 일종의 자신과의 만남과 경험이 자연이라는 총체적인 대상과 함께 우리가 일상에서 지니는 다양한 삶의 외형적 조건을 초월하는 진정한 소통의 시간이다.

서양에서 보는 세계관은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유한한 생명력을 지닌 것으로 단정한다. 생명체는 태어나서 생성하고 언젠가는 소멸한다. 동양적인 시각에서도 생명은 유한한 것으로 단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 생명은 외형적 표피만을 언급하며 내면적인 근본적 생명은 순환하며 영원히 존재한다는 관점을 지닌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가는 단순하게 외형적이며 현상적인 순간적 이미지를 초월하는 보다 큰 주제를 가지는 대상을 표현하고자 그만의 예술적 주제성과 형식적 측면의 가능성을 질문하는 필연성을 표현했다.

사진은 매체의 특성상 우리의 눈앞에 펼쳐진 현상을 시각적으로 여과 없이 담아낸다. 통상적으로 사진은 진실만을 담아내며 카메라의 셔터가 메카니즘적으로 동작하는 순간을 정확하게 기록한다.

김영태작가의 사진에는 수많은 시간과 공간들이 그리고 그에 따른 이미지들이 중첩되어 공존했다. 그가 스스로의 의지에 의하여 걷는 행위를 통하여 만나는 대상이 시․공간적 원근법을 초월하여 하나의 인위적인 공간 안에 담겨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의 작품은 인적이 없는 깊은 산속에서 그 스스로가 가뿐 호흡을 하며 하늘에서 내려오는 미묘한 빛과 불어오는 바람과 자연의 속삭임을 그의 가슴으로 느끼며 담아낸 결과물이다. 이는 진실하게 존재하는 산의 형상들이 중첩되어 보이는 ‘시간의 그림자’처럼 다가왔다. 이처럼 새롭게 태어난 사진적 공간에서 보여지는 대상들은 올곧하고 바르게 그 대상만을 마주하고 이해하려는 작가에 의한 결과물을 만난 것이다.

인간의 자의식적인 행위를 통하여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교감하는 상황을 담아낸 그의 작품들은 다소 경이로운 느낌으로 관람자들에게 다가서며, 예술적 체험으로 만나는 자연의 이미지가 온전하게 순환하며 영원히 존재하는 세상의 형상으로 다가왔다.

김영태작가의 작품을 사랑하는 한 작가는 “주제가 되는 산의 형상을 보면서 현대회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 화가인 폴 세잔(Paul Cézanne)이 쌩 빅토아르산(Sainte-Victoire)을 그려냈던 이유를 생각한다. 세잔에 따르면 ‘자연은 표면보다 그 내부에 존재한다’ 라고 언급했고, 대상을 진실하게 재현하려는 목적으로 그가 즐겨 그리던 사과가 썩을 때까지 그렸다는 일화를 만들어 냈다. 이처럼 그는 대상의 단순한 시각적, 현상적 사실을 넘어서는 보다 근본적인 존재성을 이해하기 위하여 자연의 형태적 내면에 있는 근원적 생명을 재현하는 데 진정한 그의 회화적 목적을 두었기 때문이다. 세잔의 이러한 노력 역시이후에 수많은 예술가들의 세상을 바르게 인식하려는 번민과 조형적 실험에 의한 제안들로 이어져 무수히 흐트러진 퍼즐들이 그물망처럼 짝을 맞추며 그림이 완성되듯이 미술사라는 역사를 통하여 발전한다”고 평했다.

김영태 작가는 2001년 광주신세계미술상을 통하여 그만의 독특한 사진예술의 세계를 제안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빛과 물, 소리, 시간, 공간을 광주천이라는 우리 모두가 매일 보아왔던 대상을 재해석했다. 작가는 그 어린시절부터 자신이 추구하던 전통적양식의 기법이 지니는 조형적 한계성을 스스로 경험하고 과감하게 사진을 통한 새로운 형식적 실험을 진행했다. 그의 작품은 우리의 주변에 언제나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공기, 소리, 빛 등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작품이다.

2002년에 발표한 ‘숨결’, 2010년에 선보인 ‘그림자 땅’ 등의 개인 발표전 이후 이번 2013년에 제안하는 ‘시간의 그림자’는 작가 김영태의 세상을 진실하게 보려는 그만의 예술적 질문의 생산물로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진지하게 명상적인 체험으로 제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작가는 오늘날 너무도 빠르게 변하는 우리의 삶의 무대와 인간중심의 현대문명적사고의 한계를 극복하는 철학적 가치를 우리에게 제안하는 전시회로 큰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