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겨울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자주 먹는 감귤. 겨울철 누구나 흔하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인 감귤은 비타민C가 많은 과일로만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감귤에는 콜레스테롤 감소, 골다공증 예방, 비만억제 등 숨겨진 효능이 많다. 예로부터 감귤은 임금님에게 진상하던 귀한 과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감귤은 제주지역에서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감귤나무 몇 그루만 있으면 자식을 대학에 보낼 수 있다고 해서 ‘대학나무’라고 불렀었다. 1980년대 이후 생산량이 크게 늘며 최근에는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과일이 됐다.
고혈압·동맥경화 예방
알칼리성 식품인 감귤은 ‘비타민 덩어리’라고 불릴 정도로 비타민C와 비타민P가 풍부하다. 비타민C는 피로회복과 감기예방은 물론 피부미용과 스트레스 해소에 그만이다. 과일류 중에 감귤에만 있는 비타민P(헤스페리딘)는 모세혈관을 보호하기 때문에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일본 농림수산성 과수연구소 등에서는 감귤에 함유된 기능성 성분 가운데 β클립토키산틴에 항암작용이 있어 암 예방 및 치료에 좋고, 치매예방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또 GBG1은 다이옥신 억제 및 관련 증상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보노이드, 구마린 성분은 악성종양의 성장 억제와 항균작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우리나라 농촌진흥청 등에서는 감귤이 비만과 콜레스테롤 억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 체중감량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감귤 껍질 안쪽의 흰 부분과 알맹이를 싸고 있는 속껍질에 식이섬유인 펙틴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는데 이는 대장 운동을 원활히 하도록 돕고, 변비를 예방하며 지방의 체내 흡수를 막는다.
감귤은 알맹이만 먹는 게 아니다. 말 그대로 버릴 게 없다. 감귤 껍질에는 고지혈증을 억제하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들어 있어 비만을 막고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킨다. 예로부터 감귤 껍질은 ‘진피’ 또는 ‘귤피’라고 해서 한약재로 사용하거나 잘 말린 후 겨우내 차로 이용했다.
2001년 충북대 약대 이경순 교수는 감귤 껍질에 혈관경화를 초래하는 LDL을 감소시키고 필수 콜레스테롤인 HDL을 증가시키며 비만을 억제하는 히스페리딘 성분이 있어, 감귤 껍질을 깨끗이 씻어 말린 뒤 달여 먹으면 효과가 있다는 발표를 했다.
지난해보다 크게 올라…10개에 2500원선
제주도가 주산지인 감귤은 제주도 전체 출하량 중 70% 정도를 서귀포시가 차지하고 있다. 감귤은 한해 많이 열리면 그 다음해에는 상대적으로 적게 열리는 해거리현상으로 올해 생산량이 많지 않아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7%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소매가격은 10개 기준으로 재래시장의 상품이 2500원, 중품이 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설 대목을 앞두고 출하가 집중되고 있어 시장 내 재고량이 누적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여전히 도매가격은 15kg에 2만~2만5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광주·전남지사의 가격정보에 따르면 21일 현재 광주지역 감귤 10개 상품 소매 평균가격은 2328원으로 평년 2154원보다 200원 정도 오른 값에 거래되고 있다. 중품(10개)은 2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감귤? 밀감?
감귤을 칭하는 귤, 밀감 등 다양한 말이 있다. 이 중 ‘밀감’이란 일반적으로 온주밀감(溫州蜜柑)을 지칭하는 말로 온주란 말은 중국의 온주(Unshiu) 지방을 뜻한다. 일본인들이 중국 온주가 원산지인 감귤류의 한 품종을 개량해 온주밀감으로 불렀는데 이것이 일제시대 제주도에 도입되면서 밀감이라는 말이 사용됐다. 즉, ‘밀감’이라는 말의 유래는 일본 사람들이 중국 온주감귤을 비교적 달고 맛있게 개량하면서 ‘꿀처럼 단 감귤’이라는 뜻으로 사용된 것이다.
감귤(柑橘)에서의 감(柑)은 단감 등의 ‘감’과 다르다. 단감, 홍시 등을 통칭하는 ‘감’은 순우리말이고 한자로는 시(枾)라고 한다. ‘홍시’란 붉은 감 즉 달게 익은 감을 뜻한다. 감귤, 밀감에서의 감(柑)은 달 감(甘)자가 아니고 감자(柑子)나무를 뜻한다. 감자나무란 ‘홍귤’을 가리키는데 홍귤은 제주도가 원산지로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제주산 토종 감귤을 말한다. 귤이라는 말이 재래감귤을 상징하며 계속 사용돼 오면서 넒은 의미로 모든 것을 총칭하게 됐다. 정확히 의미의 ‘밀감’이란 만다린의 일종으로 온주밀감을 칭하는 것이며, ‘감귤’은 금감이나 탱자를 제외한 모든 것을 총칭하는 것이다. 결국 감귤류는 오렌지, 만다린, 탄제린, 클레멘타인, 레몬, 라임 등을 뜻하며 서양에서는 ‘Citrus’라고 부른다.
소금물로 씻어서 보관
귤을 고를 때는 지나치게 번들거리거나 윤이 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윤이 나는 건 덜 익은 감귤을 따서 인공적으로 코팅한 것일 수 있다.
약간의 흠집도 있고 덜 반짝거리면서 가무잡잡한 점들이 있는 것이 더 낫다. 크기 또한 너무 큰 것보다는 적당한 것이 좋다. 만져보았을 때 탱탱하면서도 꼭지가 파랗게 붙어 있는 것이 싱싱한 것이다.
귤은 껍질이 얇을수록 벗기기에 좋고, 배꼽부분이 진한 담홍색 빛을 띠는 것이 당도가 높은 것이다.
상자째 구입하게 되는 귤의 경우 잘못 보관하면 상하기 쉽다. 귤을 소금물에 씻어주면 표면의 농약이 제거되고 보름 정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 물기를 잘 닦고 서늘한 베란다나 냉장고에 두고 먹으면 된다.
<자료제공: 농수산물유통공사 광주·전남지사>
◆감귤요리
▶감귤 요구르트
△재료: 귤 4개, 플레인요구르트 1/2컵, 설탕 1작은술, 레몬즙 1작은술, 키위 1개
△만드는 법
① 2개의 귤을 껍질을 벗겨 알알이 떼고, 키위는 껍질을 벗겨 한입크기로 썬다. ② 요구르트에 설탕, 레몬즙, 귤, 키위를 넣고 섞는다. ③ 2개의 귤을 껍질을 벗기지 않고 위쪽을 자른다. ④ 자른 귤의 속을 파내어 컵으로 만든다. ⑤ 따낸 귤의 속을 버무린 요플레 재료와 섞는다.
⑥ 귤컵에 섞은 재료를 수북히 담아낸다.
▶감귤 쿠키
△재료 : 밀가루 200g, 베이킹파우더 2g, 버터 70g, 설탕 100g, 전지분유 10g, 달걀 1개, 감귤 3~4개
△만드는 법
① 감귤을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기고 껍질 속까지 벗겨낸 다음 채 썰어 곱게 다진다. ②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소금, 전지분유를 혼합하여 3회 정도 체에 친다. ③ 버터, 설탕, 달걀을 넣고 거품기로 버터를 녹인다. ④ ①, ②를 혼합하고 ③을 조금씩 넣으며 주걱으로 살살 저으면서 반죽한다. ⑤ ④를 판에 놓고 분가루를 뿌린 후 밀대로 3㎜~5㎜ 두께로 밀어 틀로 찍어낸 다음 오븐 팬에 넣어 220℃의 온도에서 10분간 구워낸다.
▶감귤주
△재료: 감귤 5개, 소주 1.8ℓ
△만드는 법
① 감귤을 물로 깨끗이 씻은 뒤 마른행주로 물기를 닦는다. ② 2개는 껍질째 1cm두께로 둥글게 썰고 3개는 껍질을 벗기고 흰 부분을 잘 뗀다. ③ 주둥이가 넓은 유리병에 저며 논 감귤과 통째의 것을 넣고 소주를 부어 밀봉하여 어둡고 선선한 곳에 둔다. ④ 1개월 후 과피의 쓴맛이 너무 우러나오기 전에 건더기를 건지고 거즈에 술을 걸러 주둥이가 좁은 병에 옮겨 담고 기호에 따라 설탕을 넣어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