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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진 늦가을, 은빛물결 휘날리는 억새 천국

신문기자 2012. 11. 20. 04:13

단풍이 진 늦가을, 은빛물결 휘날리는 억새 천국

늦가을 산에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는 겨울 문턱에 다다를 때면 들녘에 무리지어 자리 잡고

백색 머리채를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흩날리는 가을의 대표적인 식물 억새. 이런 광경을 지켜 본 사람들은 억새꽃이 한창 피어 있다고 말한다.

수염처럼 허연 억새의 꽃은 정확이 말하면 바람 따라 날려 보낼 종자에 털을 가득 매어 단 열매이다. 억새는 여름이 갈 무렵 꽃대를 내보낸다.

억새는 다채로운 가을꽃과 화려한 단풍 빛에 눌려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가 단풍마져 저버린 늦가을 이 땅의 산과 들은 은빛물결 휘날리는 신천지 세계가 펼쳐진다. 바로 억새 천국이다.

 

▲광주천에 피어난 은빛물결 억새 천국

늦가을 상큼한 바람에 이리저리 굽이치는 백색의 억새 물결, 사람의 키를 훌쩍 뛰어 넘는 억새 숲을 걷다보면 속새의 시름을 잊게 하는 마법의 은빛천국.

억새는 벼과에 속하는 여러 해살 풀로 다 자라면 사람의 키를 훌쩍 넘어선다. 줄기를 옆으로 뻗으며 퍼져가며 잎의 나비가 손톱길이 만큼 녹색을 띄나 가운데는 하얀 줄이 나있고 가장자리에 작고 단단한 톱니가 있어 손을 베일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흔히 사람들은 억새를 일컬어 갈대라 부른다. 그러나 억새와 갈대는 별개의 식물이다. 억새가 산과 들에 많은 것에 비해 갈대는 물이 있는 곳에 많이 자란다.

꽃을 보면 억새는 술처럼 밑에서 여러 갈래로 갈라지고 은빛물결을 이루나 갈대는 가지가 위로 올라가면서 여러 번 갈라져 다 익고 난 후엔 갈색이 돈다. 흔히 갈대숲이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억새 숲이고 낙동강 하구의 을숙도 주변은 갈대숲이다.

 

▲광주천에 피어난 갈대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억새의 물결도 단풍소식처럼 북쪽에서 시작하여 남쪽으로 내려간다. 명성산. 취서산, 화왕산, 신불산, 제주의 일출봉이나 산굼부리, 무등산 등 이곳저곳에 백색머리 억새가 한창 부풀어 억새의 신천지 세상으로 사람들을 초대하고 있다.

특히나 명성산의 억새는 후고구려를 건국했던 궁예 왕과도 인연이 깊다.

신라의 왕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당시 이가 나 있는 불길한 아이라고 하여 절벽에서 떨어졌고 유모가 궁예를 구했으나 눈을 찔려 애꾼 눈이 되었다. 후에 후고구려를 건국한 궁예왕은 신하들의 신망을 잃고 왕위를 잃고 명성산 정상에서 남은 병사와 은둔생활을 할 때 피살되었다는 설이 전해 내려온다. 억울하게 죽은 궁예의 울음소리가 한동안 끊이지 않았다고 하여 명성산을 울음산 이라고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