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있는풍경

아름다운시 한편 [거미]

신문기자 2009. 11. 27. 14:13

[오늘의 詩] 거미 / 김호삼 /문학 가족님들 건강한 가을 보내세요.^^*

                     ─━☆행복한시간되세요☆─━


    
    거미 / 김호삼
    신혼 때는 애교도 곧잘 부리던 여자
    술 한 잔 마시고 기분 좋게 집에 왔더니
    문도 열어주지 않고 남편 보기를 웬수 보듯 해 
    겨울이면 찬바람 들고 여름이면 빗물 새는 집
    재주가 메주인 남자 능력이 메주인 남자 
    더는 못 살겠다 갈라서자네 
    말해서 뭐하지만 되는 일이 없을 뿐 
    밤낮으로 똥줄 빠지게 일하는 남자 
    이보다 성실한 남자 있으면 나와보라지 
    나야 습성이 애초에 홀아비인 걸 
    하늘 아래 정붙일 곳 없을까 
    빈손으로 내쫓는 여자 남편 없어 서러울 여자 원망은 말자
    누추한 처마 밑에 자리 깔고 노숙한지 여러 날
    허공에 던진 거미줄에 
    바람 한 점 맥없이 걸려 살려 달라 아우성이다

'시가있는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읽어도 읽어도 좋은 글 ♣  (0) 2010.01.22
당신이 웃는 모습은 사랑입니다.   (0) 2010.01.08
지혜로운 자의 길  (0) 2009.05.22
일곱가지 예쁜 행복  (0) 2009.05.15
봄 이려오  (0) 2009.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