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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해 보며 한해를 마무리 해볼까?”

신문기자 2009. 1. 4. 18:20

 

“지는해 보며 한해를 마무리 해볼까?”
‘석양빛 낙조’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땅끝·순천만·도리포 등 남도일몰 장관

지면 다시 뜬다. 그것이 해의 길이다.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아주 먼 시간 뒤에 영원히 해가 뜨지 않는 날도 온다. 사람도 여기 서 있지 않을 것이다. 오면 가는 게 사람의 행로이고 별의 행로이다. 사람이 만든 오래된 의식 중에 가는 해와 다시 오는 해를 보는 행위가 가장 아름답다. 해의 빛을 통해 삶을 정리하고 다시 다가올 삶을 시작한다.
해가 뜨고 지면 하루가 가고, 그 일이 365번 반복되면 일 년이 간다. 사람이 3만 번쯤 하루의 해를 보면 일생이 간다. 해는 삶의 시작점이고 마침점이다.
처음과 마지막은 언제나 특별하다. 가는 해의 마지막 날 지는 해, 새로운 해의 첫날 떠오르는 해. 그 빛의 걸음걸이는 매일 사람의 머리 위를 지나가는 해와 다르다. 그렇게 느껴진다. <편집자주>

겨울의 남도는 낭만적이다. 하얀 눈이 덮인 산사는 고즈넉하고, 시리게 푸른 바다와 갯벌을 불그레하고 까맣게 물들이는 노을과 꿈처럼 평온한 아침의 일몰은 선경에 들어선 듯 환상적이다. 차가운 겨울날 그곳에 가면 따스하고 황홀한 풍경을 가슴에 품고 돌아올 수 있다.

▶해남 땅끝
한반도 육지 땅의 끝이다. 끝은 묘하게 새로운 시작과 통한다. 하나가 끝나면 무언가를 다시 시작하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마음 속에 새로운 삶을 품으려 할 때 땅끝에 간다. 1986년부터 그런 발길이 땅끝으로 이어졌다. 그때 해남군이 땅끝 해발 156.2m의 사자봉에 봉화대를 복원하고 전망대를 세웠다.
지금은 1년이면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땅끝에 온다. 새해 첫날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 소박한 해변 마을 풍경은 사라졌지만 명소의 느낌이 살아났다. 그곳에서 보는 해넘이와 해맞이는 여전히 특별하다. 해가 떠오르는 풍경도 아름답지만 느끼는 마음이 열린다.
끝 해맞이의 가장 유명한 풍경이 하나 있다. 누구라도 땅끝으로 향한다면 그 풍경을 염두에 둔다. 송지면 갈두리 갈두항 옆 기암괴석인 형제바위의 갈라진 틈 사이로 해가 떠오른다. 숨막히게 아름다운 장관이다.
▲가는 길: 광주에서 13번 국도를 타고 가다 해남읍→813번 지방도로 들어가면 송지면을 지나 땅끝전망대.

▶무안 도리포와 월두마을
서해바다에도 해는 뜬다. 무안 해제반도 도리포는 서해로 뜨는 해와 지는 해를 동시에 볼 수 있다. 도리포가 유명세를 탄 것은 1995년의 일이다. 그곳 앞 바다에서 고려청자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뭍으로 올라온 14세기 청자 560여 점은 그곳이 한때 중국과의 활발한 교역로였음을 증언했다.
정구역상 도리포는 무안이다. 그러나 동쪽으로 두른 바다는 함평만이며 그 바다 끝에 남북으로 달리는 산봉우리는 함평군의 야산들이다. 또한 그 바다는 조기로 유명한 칠산바다의 끝자락이다. 여름에는 영광의 산 쪽에서 해가 뜨지만 겨울이면 함평 바다 쪽에서 해가 솟는다. 그러므로 새해 첫날 도리포를 찾는다면 바다에서 뜨고 지는 해를 함께 볼 수 있다.
워두마을도 해를 만나기 좋은 곳이다. 이름은 달을 품고 있지만 일출도 장관이다. 마을로 향하는 길을 따라가면 초승달처럼 생긴 해안이 보인다. 달의 머리라는 뜻의 ‘월두(月頭)’는 그렇게 생겼다.
섬들 속에서 해가 떠오른다. 긴 모래밭에 끝에 도당섬이 있고 옆으로 대섬이 있다. 대섬은 물이 빠지면 걸어서 가고 밀물이 들면 섬이 된다. 해는 도당섬 너머로 떠오른다. 도당섬으로 이어지는 백사장 오른쪽의 해협은 물이 빠지면 넓은 갯벌이 몸을 드러낸다. 밀물과 썰물 때의 모습이 전혀 다른 형상이다. 갯벌은 전국 최초로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원시의 갯벌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가는 길: 도리포-나주를 거쳐 목포방향 1번 국도→무안읍에서 지도 해제 방향 60번 도로→현경면에서 24번 국도→용정리 농협 앞길에서 용정 방향으로 우회전→양정초교를 지나 용정농협 앞길에서 직진→토치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77번 국도 타고 7km쯤 가면 길이 끝나는 곳이 도리포구.
월두마을-현경면에서 24번 국도→용정리 농협 앞길에서 용정 방향으로 우회전→양정초등학교를 지나면 용정 3리 월두마을

▶고흥, 중산일몰전망대
중산일몰전망대에선 31일 오후 4시부터 전망대 준공식과 함께 해넘이 축제가 열린다.
팔영산도 찾아보자. 해발 608m로 높지 않지만 산이 가파르고 암벽이 많아 산행은 만만치 않다. 하지만 정상에 서면 다도해 절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팔영산 산행로 초입에 있는 능가사 응진당의 부처상은 나라에 환란이 있을 때 몸에서 땀(법비)을 흘린다고 한다.
고흥의 외나로도에는 나로우주센터가 있다. 나로우주센터에서는 내년 4월 국내 최초로 과학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과학위성 발사가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3번째로 자체 발사장을 보유한 나라가 된다. 청소년우주체험센터도 200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로도에는 사자바위,곡두여 등 기암괴석이 바다 위에 떠있어 유람선을 타고 관광을 즐기기에 좋다. 고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30-5305

▶ 사계절 아름다운 순천만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사이의 순천만은 드넓은 갯벌과 갈대의 천국이다. 이곳에서는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수평선 너머로 떨어지는 태양이 날마다 황홀경을 연출한다. 사계절 아름다운 순천만이지만 그 중에서도 겨울철의 일몰은 백미로 꼽힌다. 갈대숲과 물길을 진한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해넘이는 겨울에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몰 감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순천만 동쪽의 용산전망대에 올라야 한다. 대대포구 옆의 무진교를 건너 갈대숲 사이로 난 데크를 따라 걷다가 산길을 조금 오르면 닿는 용산전망대는 일몰 무렵이면 카메라를 고정시킨 채 시간을 낚는 이들로 언제나 붐빈다.
전망대에서는 노란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갈대숲 사이로, 바다로 향하는 S자의 유연한 물길이 내려다보인다. 물길 사이로는 탐사선과 보트가 하얀 물줄기를 길게 내뿜으며 달리고, 무수한 철새들이 창공을 종횡무진 날아다니며 군무를 펼친다.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떨어져가면 남해의 정겨운 바다와 날렵한 물길은 온통 눈부신 황금빛으로 물이 든다. 물길을 지나는 탐사선의 모습은 마치 황금 공작이 꼬리를 활짝 펼치며 날아오르는 듯하다. 황홀한 해넘이에 사람들은 좀체 발길을 떼지 못한다.

▶ 전북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 바닷가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제법 유명하다. 부안군 변산면 전북학생수련원 앞 조그만 해변가. 솔섬이라고 불리는 작은 섬을 앞에 두고 보는 일몰의 풍경이다. 망망한 바다, 홀로 떠 있는 솔섬을 남겨두고 해 저 혼자만 진다. 그래서 유독 쓸쓸한 풍경이기도 하다. 가까운 곳에 채석강의 일몰도 유명하다. 겹겹이 쌓인 세월의 흔적 앞에는 모두가 겸손해진다.
▲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부안IC→30번 국도→부안→변산→격포→채석강→솔섬

▶고창 동호해수욕장
곱고 단단한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진 동호해수욕장도 일몰이 아름답다. 모래가 고와 차들이 들어가도 바퀴가 빠지지 않는 탓에 간혹 모래 사장에 차를 세운 이들이 눈에 보인다. 가끔 승마 동호회가 말을 이끌고 나와 승마를 하는 풍경도 목격된다. 해안가를 달리는 말, 마치 영화 속 한가운데 들어와 있는 듯 하다. 또 동력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이들도 자주 찾는다. 한적하고 넓은 모래사장 덕분. 일몰을 보기 전 근처 무장읍성을 들러도 좋을 듯 하다. 동학농민혁명을 주도한 농민들의 아지트였던 무장읍성에서 보이지 않는 함성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가는 길: 광주→영광 방면 22번 국도→공음→796번 지방도→무장면→15번 지방도→해리 심원 방면→동호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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