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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도토리묵무침-묵빈대떡-묵채밥’을 드시오

신문기자 2010. 4. 25. 16:20

[맛집] ‘도토리묵무침-묵빈대떡-묵채밥’을 드시오
일곡동 ‘토방’ 

 도토리와 상수리를 구별할 줄 아시나요? 도토리묵 맛과 상수리묵 맛의 차이는요?

 도토리묵전문집 광주 일곡동 ‘토방’(주인 이영란)에 앉으면, 손님들이 대개 궁금해 하는 내용이다. 이집에서도 그런 질문을 의식해서인지, 맛보기 음식으로 도토리묵과 상수리가 섞인 도토리묵을 한 접시에 나란히 썰어서 내온다. 맛의 차이는 손님들이 알아보시라.(ㅋ)

 ‘보리밥 지어 담고 도토릿국을 하여/ 배곯는 농부들을 진시(때를 쫓아) 먹이어라/ 아해야 한 그릇 올려라 나도 맛보아 보내리라.’

 17세기 우리나라 최초의 조리서를 남긴 안동 장 씨의 아들 이휘일이 읊은 시이다. 도토릿국은 닭고기나 쇠고기 등 고기 국물에 묵국수를 넣어 끓인 것이라 귀한 음식. 먹을 음식 부족하던 시절, 곯는 농부들에게 내놓은 음식에 비견할까마는, ‘토방’에서 도토리 국수가 들어간 사골탕을 먹을 수 있다.

 도토리묵전문점으로 문연 지 7년 됐다.

 그 많은 도토리를 국내산으로 모두 조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 북한산도토리도 같이 쓴다. 날마다 그날 사용할 분량의 묵을 쑨다. 상수리는 도토리보다 더 떫고 단단하다. 색깔도 상수리는 진한 밤색이고 도토리묵은 갈색이다. 도토리묵이 더 부드럽고 고소하다.

 이집은 도토리묵무침, 도가니탕(삼계탕), 도토리빈대떡, 묵채밥, 도토리갈비, 도토리수제비 등 모든 음식에 도토리가 들어간다.

 여러가지 음식맛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도록 코스 메뉴들이 마련돼있다.

 ‘도토리묵무침-도토리빈대떡-사골탕(2)-묵채밥(2)’ 코스를 시키면 4명이 먹을 양으로 푸짐하다.

 맛이 익숙한 묵무침이 낭창낭창 탱글탱글하다. 젓가락 끝에서 묵의 탱그르르한 긴장감과 부드러움과 느껴진다. 무침의 얼큰한 맛 뒤끝에 묵가루와 각종 야채를 갈아서 지져내온 도토리빈대떡은 겉은 고슬고슬 파삭파삭하고 속은 부드럽다. 기름맛이 고소하다. 그리고 사골탕과 묵채밥에 밥 먹으면 다양하고 푸짐한 맛이 만족스럽다.

 도토리삼계탕도 인기다. 인삼은 금산에서 직접 골라온 삼을 쓰고 도토리며 10여가지 한약재료를 넣어 삶은 삼계탕의 기름진 맛이 또다른 별미다.

 밑반찬 준비는 시댁과 친정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함평산 고춧가루로 화순 친정어머니가 김장김치를 담가 주시고, 주방은 주인 이 씨의 언니가 맡고 있다. 온 가족이 힘 모태서 차려내는 상이라, 더욱 정성스럽다.

 △차림: 묵무침-빈대떡-갈비-수제비 코스 3만8000원(4인), 묵무침-빈대떡-사골탕-묵채밥 3만2000원(4인), 도계탕 한마리 3만2000·반마리 2만1000원

 △주소: 광주 북구 일곡동 859-7

 △전화: 062-574-8597

 글=임정희 기자 oksusu@gjdream.com

 사진=함인호 ino@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