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 빠질 때다. 한낮 되면 가만히 있어도 이마에서 등줄기에서 땀이 주르륵. 기운 부치면, 의욕도 떨어지니 규칙적인 운동과 먹을거리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 여름철 각광받는 음식 중의 하나 하모(바다장어)다. 광주 남구 봉선시장 입구에 있는 `풍미’(주인 박정화). 문연 지 9년쯤 됐다. 세꼬시, 아나고구이, 아구찜, 생선조림 등 제철에 나는 생선류로 상을 차린다. 여름철이라, 지금은 `하모’가 주요 차림이다.
주인 박 씨가 혼자서 좁다란 식당을 부지런히 왔다갔다하며 음식을 준비하기 때문에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밑반찬들 전부 직접 시장 봐와서 손질해 장만한다. 요즘 많이 나는 열무지는 풋고추 청량고추 마늘 등 넣고 갈아서 칼칼하니 시골식으로 담그고, 죽순 나물은 들깻가루 듬뿍 넣어 조리했다.
하모 샤브샤브에 쓰는 육수는 장어 머리와 뼈를 모아 푹 곤 물에 된장기 풀고 양파·대추·인삼 등 동동 띄워 내온다. 육수가 팔팔 끓으면 `한석봉 어머니 저리가라!’ 할 정도로 정성스레 칼질한 장어를 넣어 살짝 익혀 먹는다. 장어가 끓는 육수에 들어가면 꽃처럼 하얗게 오그라들면서 떠오른다. 그 때 건져내서 먹으면 너무 익어서 푸실거리지도 않고 적당히 부드러운면서 씹을 맛있는 식감을 느끼게 된다. 익힌 하모를 매콤한 양념장에 찍어 곰취장아찌에 싸먹는다. 강원도 고산지대에서 나는 곰취를 깻잎 장아찌 담그듯이 장아찌로 담가서 내놨다. 그 쌉쓰름하면서 향긋한 내음이 입안에 싸하게 퍼진다. 깊은 산골의 청정한 공기를 한입에 느끼는 셈이다.
하모를 다 먹은 후 남은 육수에 밥을 비벼 먹는다. 참기름맛 고소하니 밥맛 좋~다.
△차림(가격): 하모 소 4만·중 5만·대 6만원,
△주소: 광주 남구 봉선1동 995-11
△전화: 062-652-4487
글=임정희 기자 oksusu@gjdream.com
사진=함인호 ino@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