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교육청 간부와 직원들이 교육청 안에서 수개월 동안 상습도박을 벌여오다 경찰에 붙잡혀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은 도박현장으로 이용된 1층 현관 당직실(왼쪽)과 경리과로 평소에도 방문객들의 출입이 잦은 곳이다. 나주=김진석기자
업무시간 중에 상습적으로 도박판을 벌여 온 교육청 공무원들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특히 이들은 당직실과 교과실 등을 돌며 최근 두달 동안 29회에 걸쳐 6천만원 상당의 도금을 걸고 상습 도박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나 근무 기강해이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25일 청사 내 사무실에서 수백만원대 도박판을 벌인 혐의(상습 도박)로 손모(59)씨 등 나주교육청 공무원 4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4일 오후 4시께부터 1시간30분여동안 나주 교육청 내 당직실에서 화투 50매를 이용해 3점당 1천원씩 모두 30회에 걸쳐 287만9천원 상당의 도박자금을 걸고 고스톱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교육청 내부에서 도박판이 벌어진다는 첩보를 입수, 현장을 급습해 손씨 등 4명을 연행하고 판돈 300만원 가량을 압수했다.
이들은 지난 6월28일부터 최근까지 두달여동안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청사 내 당직실과 상담실 등서 모두 29회에 걸쳐 6천만원 상당의 도금을 걸고 상습적으로 도박을 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도박에는 현금을 비롯, 상품권과 외화도 사용된 것으로 경찰은 밝혔다.
'고정멤버'로 구성된 이들은 출장이나 연가 등으로 모임 인원이 부족한 경우를 제외하고 1주일에 3~4회 청사 내에서 상습적으로 도박판을 벌렸다.
근무 시간 중에 벌어진 도박판은 1층 당직실과 2층 교육 교과실, 3층 당직실 등에서 문을 잠궈놓고 진행됐으며 청사 곳곳에서 도박판이 벌어짐에 따라 상당수의 직원들이 소음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은 교육장 휴가기간(23~24일)인데다 검거된 직원 가운데는 교육장 대신 교육청 행정을 책임져야 할 교육과장과 복무현황을 점검해야 할 총무계장, 경리계장, 교육장 운전원 등과 기능직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내부 첩보 내용과 판돈 규모 등으로 미뤄 교육청에서 상습적으로 도박판이 벌어졌을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들이 도박을 한 횟수와 도박에 가담한 직원이 더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전남교육청은 이와 관련 인사 조치와 함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징계수위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장만채 전남교육감은 "교육자의 주요 덕목가운데 하나가 바로 도덕성이다"며 "우선 관련자들에 대해 인사조치 했으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가능한한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