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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가위손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다

신문기자 2011. 5. 26. 23:37

사랑의 가위손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다

-미용학원 자격증 취득 기독교병원 가위손자원봉사

미용기술을 배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펼치고 있는 가위손봉사 현장을 찾았다.

 

헤어디자이너가 되어 창업의 꿈을 안고 미용학원을 수강하게 된 권순애 주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헤어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면서 시작한 가위손자원봉사.

 

시간은 흘러 벌써 4개월째 기독교병원과 광주공원 무료급식소를 방문하고 있다. 아직은 창업을 하지 않고 준비 중이란다.

매주 수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동안 사랑을 나누어 주는 행복한 시간이란다.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는 기독교병원에서 입원환자, 보호자, 외래환자들의 머리를 멋지게 손실한다.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대로 가위손을 놀리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디자이너의 멋을 부리기도 한단다.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자신의 머리를 변신 시켜주는 선생님께 감사의 말과 함께 음료를 건네기도 했다.

김영두(83세) 할아버지는 머리를 자르니 행복하고 기분이 상쾌하여 건강도 좋아질 것 같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고 선생님이 오는 날만 기다린다고 했다.

환자와 보호자들이 끝없이 줄지어 왔다. 그럼에도 얼굴은 항상 해맑게 웃음으로 그들을 맞이했다.

 

많이 피곤하고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제가 가진 기술로 사랑을 담아 전해 줄 수 있는 저는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움직일 수 있고 건강한 신체를 가졌으니 더 많은 분들께 저의 사랑을 전하고 싶어요”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오후에는 광주공원 무료 급식소가 있는 복지관으로 향한다고 했다.

 

요양원이나 청심병원 등은 한 달에 한 번씩 정해놓고 많은 봉사자들과 함께 간다 했다.

가위손자원봉사는 자원하는 마음으로 이루어지므로 본인의 사정에 따라 가지 못할 때도 있다. 사랑의 가위손 권순애 디자이너는 지금껏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봉사를 나왔다 한다. 창업 후에는 시간이 지금처럼 많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하루는 남을 위하여 사랑을 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가장 힘들었던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거동이 불편하여 침상에 누워있는 환자에게 갔을 때였어요. 머리조차도 스스로 가누지 못하는 상황이라 보호자와 간호사가 잡아주고 제가 머리를 만지는데 온몸이 땀으로 젖었어요. 마지막 가는 길에 깔끔하게 가야한다며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셔서 저도 저절로 눈물도 나더군요. 그날 집에 돌아와 녹초가 되어 몸살이 났어요. 그래도 가진 것이 있어 줄 수 있는 저는 행복한 사람이지요”라며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봉사하며 느낀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요양병원에 가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으셔서 안쓰러웠어요. 보고 싶은 자식들도 못 보고 병원에 있으니 머리도 자기 맘대로 못한다 하더군요. 병원생활을 해야 하므로 깔끔하게 짧게 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머리가 길면 지저분해서 보기 싫거든요. 어르신들도 예쁘게 기르고 싶고 멋도 부리고 싶지만 뜻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가슴 아팠어요. 그리고 요양병원에는 치매환자들이 많았어요. 자식도 알아보지 못하는 치매만은 절대 안 걸렸으면 해요.”

 

봉사하면서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 벧엘 요양원에 갔을 때 나이는 많아 보이지 않았는데 뇌수술을 받아서 뇌를 잘라내어 머리 반쪽이 움푹 파여서 들어 갔더라구요. 사람의 인체의 신비를 보면서 생명의 주관자는 신이구나 했어요. 뇌를 저렇게 많이 잘라도 사람이 살 수 있는 거구나 했지요. 그런데 움푹 파인 곳에서 머리가 자라고 있더라구요. 놀라운 일이지요. 그래서 바리깡으로 머리를 밀어야 하는데 처음엔 무섭기도 하고 겁도 났어요. 패이지 않는 부분을 먼저 바리깡으로 밀고 파인부분의 머리를 자르면서는 진땀을 뺐지요. 요양원 갈 때마다 그분이 항상 생각나요”라고 했다.

 

“알콜 중독으로 입원한 병동에는 젊은 애들이 많아서 남일 같지가 않아 마음이 무거웠어요. 자라나는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마음 둘 곳이 없어 술 문화에 취해서 이런 병동에 입원하고 있나 싶었어요. 결국 우리 어른들이 잘못 가르친 탓 이지요”라며 안타까워 했다.

세상에는 할 일 많고 봉사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다. 누구나가 자신에게 있는 작은 선물을 필요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면 이 사회는 더 아름답고 행복해 질 것이다. 봉사를 통하여 작은 사랑을 실천함으로 참으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 권순애 디자이너의 말이 아직도 귀에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