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관련기사

정의와 의기가 충천한 삼일 청년들은 어디에 숨어 있는가

신문기자 2010. 11. 9. 12:04

정의와 의기가 충천한 삼일 청년들은 어디에 숨어 있는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삼일교회
입력 : 2010년 11월 06일 (토) 15:12:18 [조회수 : 380] 김종환 ( 기자에게 메일보내기

금요 철야 예배에 참석해서 함께한 믿음의 지체들과 '삼일교회와 전병욱 목사'를 위해서 기도했다. 기도는 삼일교회가 회개하고 주님 앞에 바로 서게 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또한 삼일교회의 문제가 우리의 문제임을 인식하고 함께 회개하는 기도였다.

왜 우리는 용산에 자리하고 있는 삼일교회를 위해서, 우리가 회개하고 기도했을까?

삼일교회 문제를 접하면서 안타까움이 크다. 교회에서 설교하는 목사로서 부끄러워서 성도들을 앞에 낯짝을 들 수 가 없다. 누구 하나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도 없고, 교회에 복귀하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목사를 가로막고서 당신이 우리 교회에 희망이니 조금만 더 참고 문제가 수그러들고 잠잠해지면 살짝 다시 복귀해서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렇게 대충 넘기자는 태도들에 신앙인으로서 소위 속된 말로 쪽팔린다. 아무리 우리 시대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시대가 되었다고는 하나 교회에서조차도 신앙적인 부끄러움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으니 더 말해 뭐하겠느냐마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사임 통보나, 이를 말리는 교회나 은근 슬쩍 밀고 당기다가 못 이기는 척하고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넘어가겠다는 태도를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다.

잘못에는 피해자뿐만 아니라 교회 공동체 전체에 진실된 용서가 선행되기 전에 분명히 잘못에 대한 깊은 반성과 사죄가 있어야 됨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는 물론이며 그 책임을 통감해야 되는 당회와 교회도 그 추접스러움을 모르고 있으니 개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삼일교회 공동체 전체가 회개하라

삼일교회 문제는 전병욱 목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전병욱 목사가 잘못했으니 물러나면 된다는 식의 논리는 교회에 면죄부를 주는 것과 동일하다. 이는 전병욱 목사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삼일교회 공동체 전체의 문제다. 삼일교회 공동체가 하나님 앞과 한국교회와 사회 앞에 죄를 진 것이다. 삼일교회는 문제를 덮고, 외부의 질책을 사탄의 공세니,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자들의 공격이라는 비 신앙적인 말들을 줄줄이 내뱉을 것이 아니라 삼일교회 공동체 전체가 회개의 성명서를 한국교회와 사회에 선포하고 자숙하며, 금식하고, 회개해야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되레 부끄러움을 덮으려고 하면서 인간의 연약함을 들먹이며 누구나 죄를 지을 수 있으니 적당히 하고 넘어가자는 행태는 기독교인들이 실제로는 예수를 믿지 않는다는 사실을 선포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들은 연약한 인간이 분명하다. 그러나 문제는 연약한 인간이지만 문제가 벌어지면 그 문제에 대한 책임과 함께 반드시 회개가 수반되어야 하고 그 뒤에 용서가 이루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대구 성서한국을 이끌고 있는 신현기 교수가 페이스 북을 통해서 자신의 신앙적 마음을 고백한 내용이 있어 잠간 언급하고자 한다. "예수 믿는 목사를 만나고 싶다. 크고 강한 것을 믿는 목사들. 그들이 아무리 하나님은 크고 강하다고 말해도 믿을 수 없다. 그 이유는 그들은 눈앞에 크고 강한 것을 만들고 그것이 하나님이라고 설교하기 때문이다. 백성들의 요구에 따라 큰 금 신상을 만든 아론 역시 하나님을 현실적으로 섬기기 위해 했다. 산당으로 변한 교회를 어떻게 역 선교할 것인가?"

목사로서 얼굴이 부끄럽고 화끈거린다. 유구무언(有口無言)이며, 송구스러워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왜 우리 시대가 예수 믿는 목사와 교회 지도자들을 요구하는 시대가 되었는지, 다시 한번 고민해야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교회가 대 사회적으로 회개했던 기억과 역사가 없다. 회개는 분명히 잘못을 인정하고 그동안의 있었던 모든 죄를 고백하고, 그 자리에서 돌이키는 것이라고 배웠다. 그러나 지금껏 한국교회는 회개를 수도 없이 남발하면서 진정한 회개의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한 역사적 과오를 가지고 있다.

삼일교회 청년들은 어디에 숨어 있는가

청년 교회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삼일교회 공동체의 회개 없는 행보는 한국교회 미래가 얼마나 암울할지 보여 주는 그 단적인 예이기에 더욱 가슴이 아프다. 십자가 정신을 얼마나 더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야 속이 시원할 것인가. 삼일교회는 담임목사 한 사람의 잘못으로 치부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삼일교회 공동체 전체는 한국교회와 대 사회적인 회개와 경성함을 보여 주기를 원한다. 미자립 교회를 위한 저수지 교회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아도 좋다. 복음을 저해하고 방해하는 것은 작은 동네 교회가 아니라 그동안 청년 교회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청년 정신을 깨운다고 소리쳤던 삼일교회 공동체 전체가 복음을 가로막고 예수는 없다고 선전하는 꼴이며 그런 우를 범하고 있다.

제발 이번 사건을 청년 교회답게 청년 예수의 정신을 따라 처리하기를 바란다. 도대체 한국의 하나님의 정의와 의기가 충천한 기독 청년들은 다 어디에 숨어 있는가. 삼일교회는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 그런 다음 자비를 말할 성숙한 청년들이 없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그 많은 청년 설교를 쏟아낸 전병욱 목사는 무엇을 가르쳤다는 말인가?

전병욱 목사는 순수한 청년들을 전면에 내세우고서 자신은 뒤로 숨어서 태풍이 지나가기만을 고대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에 대해 숨기고 의혹을 부풀리고 교회를 이간질시킬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공동체 앞에서 겸허히 고백하고, 공동체는 성숙하게 치리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이는 교회 역사에서 회개의 진정한 모습이 될 것이다.

삼일교회의 성숙한 행보는 교회의 목회자들이 자신의 과오에 대해서 철저히 반성하는 거울이 될 것이며 한국교회 전체가 목회자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종환/ 목사, 함께가는교회